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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시 / 신동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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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9회 작성일 24-04-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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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시

 

    신동옥

 

 

  부처는 손가락으로 시를 적었겠지. 법을 전하던 손가락 살아서

는 법에 따라 고동치는 심장을 쓸어내리고 죽어서 살점이나마 맞

닿기 바라며 빛나는 손가락, 당나라 새가 그걸 물어 와서 황제는

30년에 한 번 절을 했다지. 황제는 긴 잠에 빠지고 꿈의 독재가 시

작됐다지.
 

  이 순간부터는 짐이 역사의 전환점이 되리니. 한유(韓愈,768-

824)는 황제의 꿈을 代讀대독했다. 성벽에 붉은붓으로 적어 내린

포고령이 나부꼈다. 밤이면 방에서 혓바닥이 돋아났다. 도란도

란 수런수런 파랗고 아늑한 불길이 일었다. 피죽바람이 불길을 성

밖으로 데려갔다.


  한유는 불길이 가 닿은 지평선을 응시했다.

  내 땅은 파란 혓바닥 같고 말이 없구나


  어제는 아름다운 시를 얻었고 꿈에 시인을 만났지 붉은붓을 소

매 춤에 숨기고 그를 찾아갔지 매화나무 꽃그늘 아래 절 문을 두드

리다가는 곧 밀었지 그러고는 울음도 없이 흐느끼는 시를 읽었지

내일은 시를 읽고 말없이 돌아와야지 가난한 시인에게 벼슬자리를

봐주어야지

 

  賈島가도는 오늘도 시를 쓰고 있을까?

 

  한유는 손깍지를 끼고 잠든다. 머리맡으로 당나라 새가 날아와

앉는다. 새는 부리 끝에 파란 불을 머금고 한유의 꿈속을 들여다본

. 날름거리는 불길에 되비친 새의 눈알 속에서 한유는 입술을 움

직였다. 모든 시는 어제의 시다. 들릴 듯 말듯 낮은 소리로.

 

ㅡ신동옥 시집, 고래가 되는 꿈(문예중앙, 2016)


 

1977년 전남 고흥 출생
2001년《시와반시 》등단
시집『악공, 아나키스트 기타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고래가 되는 꿈』
산문집 『서정적 게으름』시론집 기억해 봐마지막으로 시인이었던 것이 언제였는지등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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