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시 / 신동옥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제의 시 / 신동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1회 작성일 24-04-16 15:56

본문

어제의 시

 

    신동옥

 

 

  부처는 손가락으로 시를 적었겠지. 법을 전하던 손가락 살아서

는 법에 따라 고동치는 심장을 쓸어내리고 죽어서 살점이나마 맞

닿기 바라며 빛나는 손가락, 당나라 새가 그걸 물어 와서 황제는

30년에 한 번 절을 했다지. 황제는 긴 잠에 빠지고 꿈의 독재가 시

작됐다지.
 

  이 순간부터는 짐이 역사의 전환점이 되리니. 한유(韓愈,768-

824)는 황제의 꿈을 代讀대독했다. 성벽에 붉은붓으로 적어 내린

포고령이 나부꼈다. 밤이면 방에서 혓바닥이 돋아났다. 도란도

란 수런수런 파랗고 아늑한 불길이 일었다. 피죽바람이 불길을 성

밖으로 데려갔다.


  한유는 불길이 가 닿은 지평선을 응시했다.

  내 땅은 파란 혓바닥 같고 말이 없구나


  어제는 아름다운 시를 얻었고 꿈에 시인을 만났지 붉은붓을 소

매 춤에 숨기고 그를 찾아갔지 매화나무 꽃그늘 아래 절 문을 두드

리다가는 곧 밀었지 그러고는 울음도 없이 흐느끼는 시를 읽었지

내일은 시를 읽고 말없이 돌아와야지 가난한 시인에게 벼슬자리를

봐주어야지

 

  賈島가도는 오늘도 시를 쓰고 있을까?

 

  한유는 손깍지를 끼고 잠든다. 머리맡으로 당나라 새가 날아와

앉는다. 새는 부리 끝에 파란 불을 머금고 한유의 꿈속을 들여다본

. 날름거리는 불길에 되비친 새의 눈알 속에서 한유는 입술을 움

직였다. 모든 시는 어제의 시다. 들릴 듯 말듯 낮은 소리로.

 

ㅡ신동옥 시집, 고래가 되는 꿈(문예중앙, 2016)


 

1977년 전남 고흥 출생
2001년《시와반시 》등단
시집『악공, 아나키스트 기타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고래가 되는 꿈』
산문집 『서정적 게으름』시론집 기억해 봐마지막으로 시인이었던 것이 언제였는지등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5건 1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3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5 1 01-23
23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1 01-23
23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 02-07
23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02-07
23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1 02-07
23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1 02-07
23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1 02-12
23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1 02-12
23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7 1 02-12
23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1 02-12
23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1 03-08
23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1 03-08
23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1 03-08
23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 03-08
23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1 03-08
23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1 03-11
23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 03-11
23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 03-13
23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1 03-13
23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 03-13
23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1 03-27
23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 03-27
23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1 03-27
23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4-11
23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1 04-11
23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4-15
23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1 04-11
23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1 04-11
23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1 04-15
23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1 04-15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 04-16
23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1 04-19
23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1 04-19
23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1 04-19
23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1 04-22
23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1 04-22
23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4-23
23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1 04-23
23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 04-23
23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1 04-26
23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1 04-26
23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1 04-26
23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4-30
23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1 04-30
23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1 05-02
23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1 05-08
23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1 05-08
23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1 05-08
2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3 0 01-13
23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 0 01-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