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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밤 / 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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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8회 작성일 24-04-22 09:47

본문

부는 밤

 

       강인한

 


스스로의 그림자를 거두어 들고

이 바람에서 저 바람으로 건너가는 것들.

 

시간이 시간을 풀어주듯

훌훌 떠나갔다.

맨발인 채, 비로소 그는 떠나갔다.

오늘 그는 불 속으로 걸어갔다.

 

단 한 사람의 죽음을 만나기 위하여

진실한 빛이 내리고, 영원한 장소

크고 목마른 하늘이 넝쿨져 강물처럼 흐르는 곳

그곳을 향하여 홀로 걸어갔다.

 

얼마나 망설였던 것인가.

몇 번이고 뒤돌아본 인간의 마음

쓸쓸히 마지막 문을 닫던 밤.

 

겨울 유리창 앞에서 입김 불며 어둠을 내다보던

, 바람 부는 프로필.

한 줄기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떠나갔다.

 

강인한 시집, 장미열차(포지션, 2024)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전북대학교 국문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 『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

푸른 심연』 『입술』 『강변북로 장미열차

시선집 어린 신에게시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 

당신의 연애는 몇 시인가요』 

1982년 전남문학상, 2010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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