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집 / 백무산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당이 있는 집 / 백무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100회 작성일 16-03-02 09:46

본문

 

마당이 있는 집

 

백무산

마당이 있는 집에 들어서면서
저녁이 왔네,라고 나는 말했다
다른 때 같으면
다른 곳 같으면
해가 저물었구나,라고 말했을 것이다

저녁은 쓰러지는 한때가 아니라
서서히 물들어 저녁이 태어나고
저녁이 어둠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낙화는 거두어들임의 한때가 아니라
낙화라는 특이의 피어남이 있는 것을 보았다
많은 것을 내려놓아 환해지는 한때를 놓아둘 곳이
마당 같은 곳일까

문밖이 곧장 길이래서야
마음 밖이 곧장 타인이래서야
가난이 절벽이 되어서야
어스름이 담길 곳이 없네
마음 밖에 가난한 마당 하나 있어야겠다
그곳에서 어스름이 완성되면 어둠으로만 가야 하는 건 아니지
봄꽃들 지고 여름을 맞이하듯이
한낮으로 들어가기도 하는 것이다
어스름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

 


081023_baek1_lmedia.jpg

 

1954년 경북 영천 출생
1984년 「민중시」 1집에 '지옥선'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 『초심 』 『길밖의 길』 『거대한 일상』

『폐허를 인양하다』 등

추천0

댓글목록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녁이 어스름으로 완성되는 낙화가 환하게 피어나게 해 주는 마당


따뜻한 시다.

​집에 들어서며 해가 졌다고 하는 게 아닌 저녁이 왔네라 하게 되는 마당이 있는 집.

​저녁은 서서히 물들어 가는 거고, 그 저녁이 어둠 속으로 서서히 걸어가는, 어스름이라는 것이 완성되는 곳도, 낙화는 거두어들임이 아니라 피어나는 한때이고, 많은 것을 내려놓아 환해지는 한때를 놓아두는 곳이라는 것도 마당임을 알게 된다.

​문밖이 곧장 길과 맏닿아 집과 집이 아닌 곳으로 일순간에 전혀 딴 판으로 바뀌어 버리는, 극명하며 단호한 이분법 만으로 구분 지어지게 만드는 공간은, 각박함으로 숨이 가빠지고, 단호함으로 차디차다.

단절과 단절 사이에 마당이라는 점이 지역을 놓아줌으로써 안정과 여유를 가질수 있다면, 이를 통해 전혀 통하지 않을 서로를 따스하게 이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욕심껏 하늘을 들여다 놓을 마당 있는 집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마음 밖, 가난한 마당이라도 하나 놓아두어야겠다.

​2020.04.27

Total 3,191건 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7 0 02-19
28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5 0 02-22
28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9 0 02-22
28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4 0 02-23
28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0 0 02-23
28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1 0 02-24
28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4 0 02-25
28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0 0 02-25
28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6 0 02-26
28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3 0 02-26
28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9 0 02-29
28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9 0 02-29
28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9 0 03-0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1 0 03-02
28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0 0 03-04
28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3 0 03-04
28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3 0 03-07
28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3 0 03-07
28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1 0 03-08
28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2 0 03-08
28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6 0 03-09
28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8 0 03-09
28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9 0 03-10
28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9 0 03-10
28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0 0 03-11
28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5 0 03-11
28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3 0 03-14
28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5 0 03-14
28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7 0 03-15
28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7 0 03-15
28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7 0 03-16
28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5 0 03-16
28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0 0 03-17
28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8 0 03-17
28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6 0 03-18
28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1 0 03-18
28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9 0 03-21
28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8 0 03-21
28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1 0 03-22
28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6 0 03-22
28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5 0 03-23
28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9 0 03-23
28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5 0 03-24
28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5 0 03-24
28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5 0 03-25
28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4 0 03-25
28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3 0 03-28
28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7 0 03-28
28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3 0 03-29
28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7 0 03-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