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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뭐래? / 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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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5회 작성일 24-05-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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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뭐래?


      정끝별

 


모래는 어쩌다 얼굴을 잃었을까?

모래는 무얼 포기하고 모래가 되었을까?

모래는 몇천 번의 실패로 모래를 완성했을까?

모래도 그러느라 색과 맛을 다 잊었을까?

모래는 산 걸까 죽은 걸까?

모래는 공간일까 시간일까?

그니까 모래는 뭘까?

 

쏟아지는 물음에 뿔뿔이 흩어지며

 

모래는 어디서 추락했을까?

모래는 무엇에 부서져 저리 닮았을까?

모래는 말보다 별보다 많을까?

모래도 제각각의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

모래는 어떻게 투명한 유리가 될까?

모래는 우주의 인질일까?

설마 모래가 너일까?

 

허구한 날의 주인공들처럼

 

정끝별 시집, 모래는 뭐래(창비, 2023)

 




 

1964년 전남 나주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 『은는이가』 

봄이고 참이고 덤입니다』  『모래는 뭐래』 

시론평론집 『패러디 시학』 『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 『오룩의 노래』
여행산문집 『여운』 『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
시선 평론집 『시가 말을 걸어요』 등
소월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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