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도 / 이은봉
페이지 정보
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2회 작성일 24-05-21 17:46본문
금일도
이은봉
금일도를 알고 있다. 금일도는 어깨가 넓고 가슴이 큰 여자다 아니다 얼레덜레 나무 절구통이다
나무 절구통처럼 어깨가 넓고 가슴이 큰 중년 여자다 아니다 금일도는 우리나라 남쪽 바다 어깨가
넓고 가슴이 큰 섬이다
넓고 큰 이 여자,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아무 상관없다 특별한 사연 없다
언제인가 하룻밤 풋사랑은 그래도 있다
혼자서 오래오래 마음속에 품었던 여자
그 여자 금일도, 이제 더는 그립지 않다
금일도는 섬이다 어깨와 가슴이 넓고 큰 섬, 그녀는 철지난 금모래 밭이다 동백해수욕장이다
터덜터덜 거닐며 발자국이나 만들 수밖에 없다 밀물이 들면 죄 지워지고 말 패설 따위나 주절
거릴 수밖에 없다
금일도 이 여자, 마음이 넓고 큰 여자
다리고 굵고 팔뚝도 굵다 나무 절구통이다
언젠가 하룻밤의 풋사랑 잊기 힘들다
절구공이 이미 다 문드러졌는데
나무 절구통 이 여자, 어디에 쓰나
금일도는 설움 많은 중년여자다 방풍림 길을 걷다가 그녀를 만나면 얼른 손잡고 철부선을 타야
한다 불쑥 녹동항으로 나와야 한다 그녀와 더불어 숭어회에 소주 한 잔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나도 잘 모른다.
―이은봉 시집, 『뒤뚱거리는 마을』 (서정시학, 2023)
1983년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로 평론 등 1984년 창작과비평사의 17인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를 통하여 등단 시집으로 『좋은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무엇이 너를 키우니』 『길은 당나귀를 타고』 『걸레옷을 입은 구름』 『봄바람, 은여우』 『생활』 『걸어 다니는 별』 『뒤뚱거리는 마을』 평론집으로 『시와 깨달음의 형식』,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 시선집으로 『초식동물의 피』 『초록잎새들』 시론집으로 『화두 또는 호기심』 『풍경과 존재의 변증법』 등 |
댓글목록
시마을님의 댓글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일도
파도조차 고요하게 밀려오는 섬
조용하고 평화롭다 해서 평일도라고도 불리는 금일도는 완도에서도 17㎞나 떨어져 있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섬은 아니다. 강진군 마량항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국내 최대의 다시마 산지로도 유명해 우리나라 다시마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금일도의 또 다른 자랑으로 2,500여 그루의 해송이 멋진 숲을 이루고 있는 금일해수욕장이 있다.
‘금일 명사십리’라 불리는 이 해수욕장은 길이 3.6㎞, 너비 150여 미터에 달하는 백사장으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장관인데 수심이 깊지 않아 파도타기를 즐기기에 좋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개껍데기가 깨끗한 백사장에 깔려 있는데 쉴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실려 오는 조개의 양이 풍부해 8월 중순이면 소라, 진주조개, 홍합을 캐는 마을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해송 위로 떠오르는 달이 아름다워 월송리라 불리는 숲에서는 야영을 즐기기에 좋고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독서나 낮잠을 즐기는 것도 훌륭한 피서가 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금일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2010. 1. 15., 최정규, 박성원, 정민용, 박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