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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회 /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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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61회 작성일 16-03-04 11:19

본문

 

 

 야유회

 

     임승유

 

   빙 둘러앉아서 수건 같은 걸 돌리고 있다가 한 사람이 일어났으므로 따라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어지러웠는데

 

   사과라면 꼭지째 떨어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게 시작이라는 걸 모르는 채

 

   흙먼지를 일으키며 버스가 지나갔고 그게 영동에서의 일인지 빛을 끌어모아 붉어진 사과의 일인지

 

   이마를 문질러도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 사람을 따라갈 때는 어디 가는지 몰라도 됐는데 한 사람을 잃어버리고부터는 생각해야 했다. 이게 이마를 짚고 핑그르르 도는 사과의 일이더라도

 

   사람을 잃어버리고 돌아가면 사람들은 물어올 것이고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는 나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1973년 충북 괴산 출생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
2011년 《문학과 사회》신인문학상 당선

시집『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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