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 이초우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과 / 이초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05회 작성일 16-03-08 10:42

본문

 

사과

 

  이초우

 

 

해지는 시간 그가 왜 동쪽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그의 정수리 위에 떠 있는, 샛노랗게 익어가는 달 같은

사과 하나

그가 살아온 사과 어디 티 하나 없는,

50 나이 눈앞에 둔 그런 사과였지요

그의 시선 가 있는 동쪽 산 능선에도

붉은 노을빛 사과 볼 대신 노랗게 물들어가는 생각들

투명 물속처럼 어슴프레 잠겨 있습니다

어제 그저께였지요 이제 서너 달 뒤면

지천명이 돼 버릴 산기슭을 내려올 때였지요

여기저기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에

그도 그만 울컥 시큰거리고 말았지요

한 그루의 나무에 수백도 달리는 사과들

언제 한번 검은 반점에 시달린 적 없고

낙과를 우려해본 일 없는 그, 그러나 그의 갈 길

낙조에 물든 저 먼 발치의 동쪽 산허리처럼 흐릿하게

긴 꼬리 얄랑이며 구물거리고 있습니다

푸른 색조 야금야금 밀어내고

비록 그의 얼굴 당도 높은 자줏빛으로 물들어가겠지만

그 사과 결국 혼자 떠 있고, 지금 그도

나에게 등 돌리고 정장 차림으로

한참 동안 저렇게 골똘히, 혼자 서 있지 않는가요

 

 

 

경남 합천 출생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공학과 졸업
2004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1818년 9월의 헤겔 선생』『웜홀 여행법』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5건 5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0 0 04-18
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1 0 04-18
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7 0 04-15
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0 0 04-15
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4 0 04-14
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4 0 04-14
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6 0 04-12
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9 0 04-12
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7 1 04-11
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4 0 04-11
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5 0 04-08
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8 0 04-08
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0 0 04-07
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2 0 04-07
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1 0 04-06
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0 0 04-06
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7 0 04-05
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4 0 04-05
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2 0 04-04
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3 0 04-04
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5 0 04-01
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9 0 04-01
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7 0 03-31
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9 0 03-31
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7 0 03-30
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3 0 03-30
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2 0 03-29
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9 0 03-29
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4 0 03-28
3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0 0 03-28
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9 0 03-25
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03-25
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1 0 03-24
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9 0 03-24
3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4 0 03-23
3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0 0 03-23
3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9 0 03-22
3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3 0 03-22
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2 0 03-21
3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4 0 03-21
3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6 0 03-18
3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0 0 03-18
3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2 0 03-17
3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5 0 03-17
3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8 0 03-16
3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7 0 03-16
3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1 0 03-15
3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0 0 03-15
3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9 0 03-14
3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6 0 03-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