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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 /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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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1회 작성일 24-09-22 22:28

본문

망향

 

     김성규

 

 

세상에 집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며칠째 치우지 못한 방바닥의 약봉지를 버리고

병이 들어도 갈 곳은 없어

내가 살던 옛집을 찾아

아픈 몸으로 모르는 꽃길을 걸어 다니네

걸어가다 보면 골목의 막다른 길

뒤돌아 나가도 나를 반겨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느 곳으로 걸어가도 같은 길

집으로 가는 길을 알 수 없어

고통도 희망도 없는 길

걸어가다 보면 수없이 다니던 길

어느 창문으로 아이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와

상처 난 팔꿈치에 연고를 바르듯

그칠 때까지 노랫소리 듣고 있네

아무도 나를 반겨 주는 사람이 없으니

세상에 집 있는 사람이 어디 있나

 

―《문장 웹진2024.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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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충북 옥천 출생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4회 김구용 시문학상,  제20회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
시집으로 『너는 잘못 날아왔다』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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