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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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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4회 작성일 25-04-14 08:49

본문

승달

허영숙


나는 둥근 어둠을 받아 낼 봄밤의 의자다

어느 국가의 깃발에 걸린 용맹한 발톱이었거나

후미진 골목에 세워놓은 고달픈 청춘을 깎아내는 칼날이다

누군가 그늘진 마음을 아홉 자나 밀어 넣은 풍경,

나를 지나 멀리 서쪽으로 빠져나간 사람의 초저녁이다

아니다, 내가 남도의 외딴 섬 동백으로 피었을 때

동박새로 앉았다가 갈 때도 못 알아보다가

이제야 나를 알아본 너의 얇은 눈썰미라 하겠다


문학 전문 플랫폼 시마을》 "시마을동인의 시" 게시판 (2025년 1) 



 

2006년 시안》으로 등단

2018년 <전북도민일보> 소설부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바코드』 『뭉클한 구름』 등

2016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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