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석 웃음 두 개 / 김주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노약자석 웃음 두 개
김주대
아기가 머리보다 크게 입을 벌리고 운다
목 위에, 터널처럼 뚫린 입만 보인다
몸이 빨려 들어갈 것 같다
제 울음 속으로 아기가 사라지기 전에
어미는 퍼뜩 한번 사방을 둘러보고는 젖을 물린다
어미가 아기의 입 속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간다
아기의 모가지가 꿀떡꿀떡 어미를 삼킨다
꼼짝없이 먹히는 어미가 포식자를 내려다보며 웃는다
어미의 웃음까지 한참 먹어 치운 아기가
먹다 남은 어미를 올려다보며
웃는다
―김주대 시집, 『그리움의 넓이』 (창비, 2012)
경북 상주 출생
성균관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1년 《창작과비평》 등단
시집으로 『도화동 사십계단』 『꽃이 너를 지운다』 『나쁜 사랑을 하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1년 《창작과비평》 등단
시집으로 『도화동 사십계단』 『꽃이 너를 지운다』 『나쁜 사랑을 하다』
『그리움의 넓이』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시인의 붓』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