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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일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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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회 작성일 25-06-23 17:07

본문

의 일


       박성우

 

 

맹감나무 열매가 파래지는 아침이었다

개에게 아침을 먹이고 어르신을 기다렸다

안녕하세요, 아 네 좋은 아침입니다,

우리는 굴참나무 아래서 만나 산책에 나섰다


어르신이 먼저 늙은 개와 함께 앞장섰고

나는 아직 천방지축인 녀석을 데리고 뒤따랐다

이 개는 사람 나이로 치면 아흔이 넘어요,

늙은 개는 소나무 빽빽한 숲길에서도

개옻나무가 줄지어 선 오솔길에서도

산딸기 덤불이 우거진 산 모퉁이에서도

연신 코를 흠흠, 느리게 걸었고

어르신이 느긋하게 걸음을 맞췄다


성우씨, 매운 고추를 뭐라 하지요?

여기서는 땡초라 하지 않나요?

어르신은 땡초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다며 싱겁고 환하게 웃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늙은 개의 목줄을 잡고 걷던 어르신이

문득 걸음을 멈추는가 싶더니

남의 집 고구마밭으로 들어섰다

무슨 일이시지? 개를 세워두고

밭 안쪽으로 몇걸음 옮겼다 나온

어르신의 손에는 환삼덩굴이 들려 있었다

그냥 놔두면 무성한 가시 줄기를

거침없이 키워나갈 덩굴풀,


남의 집 밭고랑에 들어가

풀 한포기 뽑아 나오는 마음이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아침이었다


ㅡ박성우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창비, 2024)


 

parkswoo.jpg

 

1971년 전북 정읍 출생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시부문 당선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동시 당선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

신동엽창작상(2007), 불꽃문학상(2008), 윤동주젊은작가상(2012), 백석문학상(2018)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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