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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청 / 권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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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0회 작성일 16-03-22 10:23

본문

 

딴청

 

 권애숙

 

이 도라지꽃의 배경은 흰 벽이야. 미끄러져 흐른 발자국들 꽃만큼 키워내지. 희미하게 긁어 놓은 저 너머,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울음,발톱이 꺽인 희망, 때 묻은 주저, 이것들이 담벼락을 넘기 위해 발버둥친 밤고양이의 아픈 발바닥이라 말하지 않을게. 꽃을 넘기 위한 꽃의 수줍은 흔들림이라고도 말하지 않을게. 묵은 약속들이 튀어나와 없는 듯 여기 찍혀 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게. 너와 내가 만나 만든 골목, 그 너머가 시끄러운 아침, 잘 잤어?

 

 

 

경북 선산 출생
1993 월간 <시문학> 우수작품상
1994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5 월간 <현대시> 추천
시집 『카툰세상』『맞장 뜨는 오후』.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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