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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꽃 사람들 / 정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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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85회 작성일 16-03-30 09:11

본문

 

마름꼴 사람들

 

정가일

 

 

봄바람은 검은 살갗을 녹여 허물었다

푸성의 허리에서 하얀 액체가 흐른다

쓸개즙을 닮았다

-파란 이끼 위에 어린 손톱이 자라요

꽃의 어머니여,

 

사람들 머리 위로 겨울을 씻은 햇살이 쏟아진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때도 봉숭아 씨주머니는 그대로였다

더러운 물이 튀기던 곳에서

물의 영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시커먼 물웅덩이 속에는 봄 햇살이 알을 슬었고

사채를 종용하는 광고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다

 

-어머니, 지금도 먼먼 마름모 꼭지를 찾아서

붉게 붉게

꽃 떨어질까요?

그곳이 꼭 살과 살이 맞닿은

사람 사는 곳 같아서, 
 

 

충북 청원 출생  
2002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 얼룩나비 술에 취하다』『배꼽 빠지는 놀이』『사랑이라 말하기에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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