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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½ / 유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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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89회 작성일 16-04-04 11:11

본문

 

나비½

  ㅡ망나니

     유미애

 

  저녁이면 반 쪽 얼굴의 검이 운다

 

  내 정강이의 춤은 붉었다 물려받은 칼 한 자루, 푸른 머리채와 바람이 전부인 나의 왕국, 피어있고 싶었다 꽃의 생을 탕진하고 날아가는 남방 꼬리, 날개이고 싶었다

 

  내 춤의 결말은 나비라 이름 붙인 삼류행성, 뿌리가 썩는 동안에도 형틀을 돌며 비틀비틀 스텝을 쫓았지만 나는 부정의 이름, 헛꿈만 꾸다 하체가 닳았다 뛰어봐야 한통속, 막다른 길 위에 멈춰있지만 잠들지 않는 나의 피

 

  여기 꽃이 왔다갔다 뒷모습이 슬픈 바람이 있었다

 

  별빛아래 웅크려 거짓말을 파먹으면 다시는 허리 굽히지 마라 배마디를 밀어 올리는 낡은 봄, 내 죄가 찬란해진다

 
 

 

 

1961년 경북 출생
2004년 《시인세계》등단
2009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음.
시집『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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