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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과 이상향 / 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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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73회 작성일 16-04-05 09:49

본문

 

 이상형과 이상향

 

  강윤미

 

 

  당신은 이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는 당신이 즐겨 듣는 에릭 사티를 떠올린다

 

  당신은 산이 좋다고 말한다

  나는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려다 만다

 

  커피의 맛은 다르다

  당신과 나는 번갈아가며 서로의 머그잔을 들여다본다

  점점 더 같아지는 머그잔의 무게를

  다른 무게감으로 들고 있다

 

  이름을 묻지 않는 당신

  나는 이름을 묻지 않는 당신의 이름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당신은 머그잔이 이상형이라고 내게 귀뜸한다

  머그잔에 달린 귀가 당나귀와 닮아 있다고

  나는 이해한다

  당신의 오해는 나의 이해와 결코 잘 통한다

 

  시계는 시간을 잊고 환하게 웃는다

  같은 계절에 앉아 수시로 계절을 바꾼다

  미래와 과거 중 무엇을 숭배하느냐고 묻는 당신에게

  나의 이상향은 당신으로 인해 더욱 깊어질 것이라 말한다

  


kym.jpg

 

1980년 제주 출생
원광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재학중
200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7년 광주일보 문학상 수상.
201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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