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침묵 / 박지웅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나비의 침묵 / 박지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88회 작성일 16-04-11 09:43

본문

침묵

 

  박지웅

 

 

태풍 나비의 사체가 떠다니는 공중

바닥에는 가늘고 어두운 잔뼈들이 흩어져 있었다

먼 바다에서 태어나 잔뼈가 굵은 꿈이 있으리

눈 하나 뜨고 구만리를 왔으나 이제는

꽃 위에 앉을 힘도 없이 너울너울 떠내려가는 나비

어두운 며칠, 나는 쇠잔하였고

곤두박질치는 고공과 구름으로 빚은 흐린 목숨뿐이었다

누가 밟아버린 새장 같은 마음을 내놓은 골목

나는 어리석게도 오래 비통할 자신이 있었으나

먼 바다 한가운데 있다는 화단으로 갈 수 없었다

멀리 먼 산 너머에 박혀 있는 서쪽에서

누구도 만질 수 없는 동쪽까지 길게 퍼져 있는 분향

높은 곳에 죽어 있는 나비는

가끔 빗방울로 제 주검을 하늘부터 써내려갔다

태풍의 사체가 떠다니던 싸늘한 세계

그 며칠, 물로 된 나비들이 날아다니곤 했다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2017년 '천상병 시(詩)문학상' 수상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5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3 0 04-20
3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9 0 04-19
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7 0 04-19
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1 0 04-18
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1 0 04-18
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8 0 04-15
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0 0 04-15
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4 0 04-14
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5 0 04-14
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6 0 04-12
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9 0 04-1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9 1 04-11
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4 0 04-11
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5 0 04-08
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8 0 04-08
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0 0 04-07
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3 0 04-07
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1 0 04-06
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1 0 04-06
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9 0 04-05
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5 0 04-05
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3 0 04-04
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4 0 04-04
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6 0 04-01
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9 0 04-01
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8 0 03-31
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9 0 03-31
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8 0 03-30
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4 0 03-30
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4 0 03-29
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0 0 03-29
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5 0 03-28
3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1 0 03-28
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0 0 03-25
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2 0 03-25
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1 0 03-24
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0 0 03-24
3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5 0 03-23
3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1 0 03-23
3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0 0 03-22
3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4 0 03-22
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3 0 03-21
3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5 0 03-21
3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7 0 03-18
3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2 0 03-18
3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3 0 03-17
3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6 0 03-17
3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9 0 03-16
3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9 0 03-16
3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2 0 03-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