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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침묵 /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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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91회 작성일 16-04-11 09:43

본문

침묵

 

  박지웅

 

 

태풍 나비의 사체가 떠다니는 공중

바닥에는 가늘고 어두운 잔뼈들이 흩어져 있었다

먼 바다에서 태어나 잔뼈가 굵은 꿈이 있으리

눈 하나 뜨고 구만리를 왔으나 이제는

꽃 위에 앉을 힘도 없이 너울너울 떠내려가는 나비

어두운 며칠, 나는 쇠잔하였고

곤두박질치는 고공과 구름으로 빚은 흐린 목숨뿐이었다

누가 밟아버린 새장 같은 마음을 내놓은 골목

나는 어리석게도 오래 비통할 자신이 있었으나

먼 바다 한가운데 있다는 화단으로 갈 수 없었다

멀리 먼 산 너머에 박혀 있는 서쪽에서

누구도 만질 수 없는 동쪽까지 길게 퍼져 있는 분향

높은 곳에 죽어 있는 나비는

가끔 빗방울로 제 주검을 하늘부터 써내려갔다

태풍의 사체가 떠다니던 싸늘한 세계

그 며칠, 물로 된 나비들이 날아다니곤 했다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2017년 '천상병 시(詩)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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