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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컨대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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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89회 작성일 16-04-14 08:49

본문

 

청컨대

 

   장석원

 

 

네가 거기에 있는 것이니

숨소리가 당도한 것이니

너는 거기서 누구를 기다리니

너의 살이 길어 올린 냄새의 절벽

손 넣으면 너는 터지는 거품이 되고

 

어둠에 물린 불빛

꺼지지 않았구나

입술을 다오 입술을 다오

바람의 솜털 파르라니 너를 데려오네

살아 있구나 살아 있구나

돋아나는 나뭇잎이 너였구나

거기에 네가 있었네

 

아이야

 

벽 속으로 들어간다

너의 뼈를 파낸다

안에서 심장을 꺼낸다

환하게 피가 돈다

우리가 살아난다

 

저 흑암 속의 박동

일제히 눈 뜨는 소리

꽃봉오리 갈라지는 소리

 

흰 뼈의 무더기여 나를 깨뜨려라

 

 

 

1969년 충북 청주 출생
고려대 국어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2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아나키스트』』『태양의 연대기』『역진화의 시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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