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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화술사 / 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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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07회 작성일 16-04-19 09:19

본문

 

복화술사

 

김  안

 

당신이라는 쓰기로 도망쳐왔던 울음들이,

그 울음들 바깥으로 기어 나오는 벌레들을 눌러 죽이던 밤들이,

끝없이 맴돌던 그 밤의 후렴들이 편지합니다.

사람의 길을 걸어야 했던 주름과 신음의 나날을 지나

편지는 달려와 인사를 건넵니다.

당신이라는 쓰기의 바깥에서 서성이는 모든 주어들에게,

주억거릴 머리를 잃은 채 울고 있는 불구의 문장들에게,

사람은 안녕합니까?

주먹 쥐는 법을 아는 순간 나는 주어가 되어 두려움을 배웠습니다,

쓰기의 두려움을, 쓰기 바깥의 당신을, 당신이라는 쓰기를.

공포는 고요하고,

고요에 시달리면 시달릴수록 나는 쓰기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나는 물질입니까?

마음의 노역입니까?

아니면 아무런 주장도 분노도 결말도 없는 선언입니까?

당신이라는 쓰기 속에서 나는 밤의 두려운 주먹질입니다.

시커먼 손톱 밑에서 밤의 후렴들에 맞춰 춤을 추는 벌레들은,

우울증을 앓던 두 번째 애인이 밤마다 입 바깥으로 내뱉던 얕은 신음과 무척이나 닮았군요.

사람이니, 당신은 주어가 됩니까?

당신이라는 쓰기가 보낸 편지 속에서 밤새 공포의 공장이 돌아갑니다.

편지를 접으니 이 네모난 방이 접히고,

나는 납작해져 당신이라는 쓰기가 보낸 편지가 됩니다.

당신은 밤새

닫히지 않는 눈동자와 푸가를 지나

썩어가는 당신의 천국을 지나

회송될 편지를 쫓고,

나는 밤새 나를 펼칠 당신을 기다리며

돌아올 당신에게 다시 편지합니다.

편지를 펼치면 그 많던 서정과 울음과 이미지들이 사라지고

왜 텅 빈 방만 존재할까요?

나는 깨끗하게 사라진 내 몸을 들여다보며 인사를 건넵니다,

완벽한 복화술로

후렴처럼 울면서.

 

 

본명 김명인

1977년 서울 출생

2004현대시로 등단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오빠생각』『미제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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