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갈 수 있을지 / 황학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갈 수 있을지 / 황학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5회 작성일 16-05-04 09:12

본문

 

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갈 수 있을지

 

황학주

 

잘 벌어진 노을 틈에 서서 젖고 있었지요
들소들의 영혼이 투욱투욱 흙 파는 소리가 들리면
적막 구덩이에 옥수수 알갱이가 몇 알 떨어지구요
아카시아 나무가 반 살다 놔둔 아카시아 가지들
그 위에서 첫 우기를 놓친 새끼 새도 한쪽만 살아 있으려나봐
이렇게 경사로로 둘러싸인 인생이 구릉을 넘을 때
애기처럼 부드러운 물이 남아 있는
벗은 나무 하나에 기대어 물어 봤습니다
가자,
들을 수 없는 슬픔으론 붉은 구릉을 하나씩 지어놓고
그 위에서 바람 지나가는 소리를 지르는
죽은 나무들은 지난해보다 더 낮아져 있습니다
길이 아니어도 넝쿨을 뻗는 꽃구름이
운동화 끈처럼 풀어진 새들이 앉아 있는
마지막 늪지로 벌써 들어가 있었습니다
나무들을 밀고 들어간 수련이 목만 내놓고 떠 있습니다
꿈이 있는 한엔 길을 보았다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났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가고
잘 엎어진 구릉만으로 저 길을 갈 수 있을지
무진 애를 써서 더 휘청거려야 하는 거겠지요

돌 하나를 달고 가는 물방울처럼
붉은 하늘에 흰 달이 떠 있습니다

 

 

1954년 광주 출생

1987년 시집『사람』으로 등단
시집 『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갈 수 없는 쓸쓸한』
『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
『루시』『저녁의 연인들』『노랑꼬리 연』』『某月某日의 별자리』
      『사랑할 때와 죽을 때』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6 0 03-30
28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2 0 03-30
28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0 0 03-31
28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0 0 03-31
28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2 0 04-01
28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9 0 04-01
28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5 0 04-04
28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5 0 04-04
28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7 0 04-05
28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1 0 04-05
28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4 0 04-06
28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5 0 04-06
28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4 0 04-07
28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2 0 04-07
28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0 0 04-08
28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9 0 04-08
28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7 0 04-11
28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0 1 04-11
28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2 0 04-12
28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0 0 04-12
28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0 0 04-14
28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7 0 04-14
28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4 0 04-15
28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9 0 04-15
28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3 0 04-18
28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3 0 04-18
28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9 0 04-19
28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0 0 04-19
28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6 0 04-20
28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9 0 04-20
28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5 0 04-21
28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2 1 04-21
28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0 0 04-22
28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6 0 04-22
28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6 0 04-25
28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8 0 04-25
28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0 0 04-26
28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2 0 04-26
28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5 0 04-27
27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5 0 04-27
27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2 0 04-28
27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6 0 04-28
27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9 0 04-29
27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8 0 04-29
27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7 0 05-02
27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9 0 05-02
27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7 0 05-03
27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4 0 05-03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6 0 05-04
27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8 0 05-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