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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갈 수 있을지 / 황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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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4회 작성일 16-05-04 09:12

본문

 

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갈 수 있을지

 

황학주

 

잘 벌어진 노을 틈에 서서 젖고 있었지요
들소들의 영혼이 투욱투욱 흙 파는 소리가 들리면
적막 구덩이에 옥수수 알갱이가 몇 알 떨어지구요
아카시아 나무가 반 살다 놔둔 아카시아 가지들
그 위에서 첫 우기를 놓친 새끼 새도 한쪽만 살아 있으려나봐
이렇게 경사로로 둘러싸인 인생이 구릉을 넘을 때
애기처럼 부드러운 물이 남아 있는
벗은 나무 하나에 기대어 물어 봤습니다
가자,
들을 수 없는 슬픔으론 붉은 구릉을 하나씩 지어놓고
그 위에서 바람 지나가는 소리를 지르는
죽은 나무들은 지난해보다 더 낮아져 있습니다
길이 아니어도 넝쿨을 뻗는 꽃구름이
운동화 끈처럼 풀어진 새들이 앉아 있는
마지막 늪지로 벌써 들어가 있었습니다
나무들을 밀고 들어간 수련이 목만 내놓고 떠 있습니다
꿈이 있는 한엔 길을 보았다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났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노을로만 된 가슴으로 가고
잘 엎어진 구릉만으로 저 길을 갈 수 있을지
무진 애를 써서 더 휘청거려야 하는 거겠지요

돌 하나를 달고 가는 물방울처럼
붉은 하늘에 흰 달이 떠 있습니다

 

 

1954년 광주 출생

1987년 시집『사람』으로 등단
시집 『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갈 수 없는 쓸쓸한』
『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
『루시』『저녁의 연인들』『노랑꼬리 연』』『某月某日의 별자리』
      『사랑할 때와 죽을 때』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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