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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걱정 / 박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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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91회 작성일 16-05-04 09:19

본문

 

아버지의 걱정

 

 박형권

 

 

올해는 중랑천 둔치 길의 장미가

가시가 여물기도 전에 피었는데

각시붓꽃은 보름이나 늦게 피었다

입시를 앞둔 딸들의 보충학습처럼

어쩐지 지구의 자전도 늦게 귀가할 것 같다

볼수록 흐릿한 백내장에 관한 일기를

최근에는 자정이 넘도록 적었지만

유월로 접어드는 첫날에도

황사는 자욱하다

개똥지빠귀 한마리가 이제 물들기 시작하는

버찌를 쪼아 먹는 광경을 보면서

먹고사는 일이라는 것이 참으로 엄숙하다고 생각해보았는데

하루 두어 끼니 건너뛰며 사는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

오래 걸어둔 냄비는 왜 저렇게 땡그랑땡그랑

풍경 소리를 내는지

21세기에도 가난은 왜 이토록 힘이 센지

개똥지빠귀처럼

날개도 부리도 가지지 못한 내가

아, 착한 내 딸이 대학에 들어가고

걱정 마라 등록금쯤은 아비가 마련해놓았다고 말할 그날에도

지구여

무탈하기를

오늘은 일요일이라 노인도 청년도, 데리고 나온 시츄 강아지도

일본발 방사능이 절망처럼 스며드는

산책길에서 나른하다

물색없이 붉은 장미 한 송이도

모두 내가 지은 결과이니

 

꽃들아 할 말이 없다


  phg.jpg

 

1961년 부산 출생
경남대학교 사학과 졸업
2006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우두커니』 장편동화 『돼지 오월이』『웃음공장』『도축사 수첩』 등

제17회 수주문학상, 제2회 애지문학회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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