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 박용하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 박용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3회 작성일 16-05-16 09:46

본문

 

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박용하

 

 

우리는 관계없는 관계였다

내가 너를 지나가듯이 너는 나를 미끄러져 갔다

얼음과 절벽의 만남

잘 지나가고 잘 미끄러지는 묘기

이 거리에서

이 눈빛 찌르는 거리에서

이 싸움 같지 않은 싸움의 거리에서

어제를 지켜볼 수 없게 우리는 사라져 갔다

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깊이는 죄악이었고

사랑의 깊이는 최악이었다

헛된 시간을 지나가는 유령들의 화장술 속에서

이 사람 많은 거리에서 그 무엇도 아닌 사람이 그리웠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물건같이 돼 버렸다

그렇더라도 피로와 함께 야밤으로 퇴근하고

이 비루한 거리로 아침과 함께 쫓기듯 돌아와

내 사랑의 야윈 그림자를 안을 것이다

내 사랑의 투철한 결핍을 얻을 것이다

이 거리에서

이 배제의 거리에서

너의 얼룩진 숨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너의 잿빛 숨소리를 밟고 가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어디에 속하든, 무수한 그대 눈빛 그림자

이 거리는 무수한 너의 거리

너는 무수한 나였다

이 이익의 거리에서

이 영업 비밀의 거리에서

말이 허망한 세상이라 해도

사람들 속에서 언어를 구할 것이다

괴로워도 여기서 이 순간들의 횡단 속에서

물결치는 호흡과 내뿜는 시선들 속에서 노래를 구할 것이다

 

 


parkyongha-140.jpg


1963년 강원 강릉 출생
198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견자(見者)』『한 남자』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5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0 0 05-27
4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4 0 05-25
4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0 0 05-25
4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5 0 05-24
4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 05-24
4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9 0 05-23
4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2 0 05-23
4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5 0 05-20
4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3 0 05-20
4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9 0 05-18
4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5 0 05-18
4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1 0 05-17
4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 05-17
4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7 0 05-16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4 0 05-16
4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6 0 05-13
4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9 0 05-13
4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 05-12
4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9 0 05-12
4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5 0 05-11
4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2 0 05-11
4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3 0 05-09
4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3 0 05-09
3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2 0 05-04
3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1 0 05-04
3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1 0 05-03
3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6 0 05-03
3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7 0 05-02
3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5 0 05-02
3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6 0 04-29
3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8 0 04-29
3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3 0 04-28
3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9 0 04-28
3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3 0 04-27
3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2 0 04-27
3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9 0 04-26
3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1 0 04-26
3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7 0 04-25
3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4 0 04-25
3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3 0 04-22
3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5 0 04-22
3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1 1 04-21
3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2 0 04-21
3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3 0 04-20
3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2 0 04-20
3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8 0 04-19
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6 0 04-19
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0 0 04-18
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1 0 04-18
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7 0 04-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