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 박용하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 박용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6회 작성일 16-05-16 09:46

본문

 

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박용하

 

 

우리는 관계없는 관계였다

내가 너를 지나가듯이 너는 나를 미끄러져 갔다

얼음과 절벽의 만남

잘 지나가고 잘 미끄러지는 묘기

이 거리에서

이 눈빛 찌르는 거리에서

이 싸움 같지 않은 싸움의 거리에서

어제를 지켜볼 수 없게 우리는 사라져 갔다

이 그림자 없는 거리에서 깊이는 죄악이었고

사랑의 깊이는 최악이었다

헛된 시간을 지나가는 유령들의 화장술 속에서

이 사람 많은 거리에서 그 무엇도 아닌 사람이 그리웠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물건같이 돼 버렸다

그렇더라도 피로와 함께 야밤으로 퇴근하고

이 비루한 거리로 아침과 함께 쫓기듯 돌아와

내 사랑의 야윈 그림자를 안을 것이다

내 사랑의 투철한 결핍을 얻을 것이다

이 거리에서

이 배제의 거리에서

너의 얼룩진 숨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너의 잿빛 숨소리를 밟고 가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어디에 속하든, 무수한 그대 눈빛 그림자

이 거리는 무수한 너의 거리

너는 무수한 나였다

이 이익의 거리에서

이 영업 비밀의 거리에서

말이 허망한 세상이라 해도

사람들 속에서 언어를 구할 것이다

괴로워도 여기서 이 순간들의 횡단 속에서

물결치는 호흡과 내뿜는 시선들 속에서 노래를 구할 것이다

 

 


parkyongha-140.jpg


1963년 강원 강릉 출생
198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견자(見者)』『한 남자』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5건 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6 0 05-09
2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7 0 05-09
27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7 0 05-11
27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7 0 05-11
2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4 0 05-12
2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3 0 05-12
2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5 0 05-13
27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0 0 05-13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7 0 05-16
27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0 0 05-16
27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1 0 05-17
27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6 0 05-17
27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0 0 05-18
27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1 0 05-18
27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8 0 05-20
27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1 0 05-20
27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6 0 05-23
27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3 0 05-23
27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9 0 05-24
27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0 0 05-24
27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6 0 05-25
27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6 0 05-25
27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2 0 05-27
27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5 0 05-27
27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2 0 05-30
27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7 0 05-30
27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8 0 05-31
27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4 0 05-31
27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7 0 06-01
27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2 0 06-01
27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9 0 06-02
27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1 0 06-02
27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5 0 06-03
27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9 0 06-03
27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9 0 06-07
27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6 0 06-07
27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6-08
27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6 0 06-08
27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0 0 06-09
27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1 0 06-09
27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6 0 06-10
27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06-10
27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2 0 06-13
27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8 0 06-13
27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6-15
27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0 0 06-16
27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9 0 06-16
27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6 0 06-17
27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1 0 06-17
27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7 0 06-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