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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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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55회 작성일 16-05-17 09:47

본문

 

크레인

 

 이기성

 

 

사내는 검은 장화를 신고 도시의 첨탑 위에서

편지를 쓴다, 어린 소년에게

 

먼지처럼 하얀 세계는 어디로 이동하는가

천천히 행군하는 군인처럼, 철거를 기다리는 밤처럼, 슬픔을 모르는 흰 발처럼

세계의 한쪽 얼굴은 벌써 사라졌는가

 

잿빛 안개 가득한 도시는 고요하다

무너진 굴뚝 아래 지붕들

노란 불빛이 의문으로 다정하게 반짝인다

 

사내는 갈색 털스웨터의 냄새 속에 얼굴을 파묻고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빠져나온 느리고 느린 목소리로

파란 운동화의 소년에게,

 

먼 곳으로 날아간 편지는

어느 날 모르는 아가씨의 발등에 떨어진다

 

비스듬히 기울어지는 세계의 한쪽 얼굴

 

고무장화를 신고 추락한 사내는 장미나무의 검은 뿌리를 껴안고 잠든다

녹색의 풀에 뒤덮이며 자기가 소년이었던 것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1966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88년 《문학과사회》등단
시집으로『불쑥 내민 손』『타일의 모든 것』
평론집 『우리, 유쾌한 사전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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