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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의 시절 / 한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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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3회 작성일 16-05-20 09:22

본문

 

갱생의 시절

 

  한용국

 

1

 

5일 다음에는 6일이다

죽은 화분에서 꽃이 피었다

남모르게 듣는 귀가 있다

밤의 뿌리  끝마다 이명이 매달려 있다

밤을 헤집는 검은 손가락들의 행렬

둘로 나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이름들을 호명해 본다

거기서 시작되는 게 꽃 피는 차례라고 쓴다

 

2

 

화분의 흙이 갱생 중이다

이름표에 달린 작은 팔과 다리가

쑤욱 허공을 밀고 올라온다

 

속을 갱신한다는 것은

서서히 좌표를 이동한다는 것

 

진지하게

성찰하는 얼굴로

떨어뜨린 귀에 대하여

행려의 좌절에 대하여

누군가를 부르던

최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3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았으므로

기꺼이 유혹당할 준비가 된 자세로

소금을 한 주먹 삼킨 표정으로

 

멱살 잡힌 나무들의 행렬을 바라보면서

끌고 가는 자와 끌려가는 자들 사이에서

 

투명한 털을 쓰다듬는 고양이처럼

설탕인 줄 알고 맛본 미원 같은 얼굴로

 

1971년 강원도 영월 출생
2003년《 문학사상》신인상
건국대학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그의 가방에는 구름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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