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들 / 정온 > 오늘의 시

  먼지들

  정 온

  구석이 편한 줄 모를 때가 좋아

  암만 굴러도

  아무리 개체수를 늘려도

  아, 종속과목강문계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그래도 똘똘 뭉친 게 집구석

  비읍 보다 피읖이 편해

  프롤레타리아 플롯 플라이 프리스타일

  내일은 방구석에서 책만 읽을래

  프로메테우스 플루토늄 프로타민 피브로인

  유기적이라는 말 혐오해서 단백질적으로 사는 거야?

  실패작은 읽을 때 작가가 소비한 칼로리를 계산하게 돼

  일류와 아류가 이음 동의어

  쐐기와 말뚝 중 어떤 걸 선호하나

  말뚝을 박고 싶은 당신 프롤레타리아

  쐐기를 선호하는 넌 프티 부르주아

  나와 같은 종속들 여전히 무한히 굴러다닌다니

  위안이 되는 오늘

  절박하지도 각별하지도 않는 또, 저녁이다

1966년 전북 김제 출생.
2008년 《문학사상》신인상 당선.
시집『오, 작위 작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