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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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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63회 작성일 15-07-24 09:23

본문

민물

 

고영민

 

 

민물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약간 미지근한

물살이 세지 않은

입이 둥근 물고기가 모여사는

 

어탕집 평상 위에 할머니 넷이 나앉아 소리 나게 웃는다

어디서 오는 걸까, 저 민물의 웃음은

꼬박 육칠십 년,

합치면 이백년을 족히 넘게

이 강 여울에 살았을 법한

 

강 건너 호두나무 숲이 바람에 일렁인다

긴 지느러미의

물풀처럼

 

어탕이 끓는 동안

깜박 잠이 든 세 살 딸애가

자면서 웃는다

오후의 볕이 기우는 사이,

어디를 갔다 오느냐

이제 막 민물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

아가미의 아이야

 

 

1968년 충남 서산출생
중앙대학교 문창과 졸업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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