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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숲이 되고 싶다 /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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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9회 작성일 16-06-16 10:42

본문

나무는 숲이 되고 싶다

 

이향아

 

 

나무는 나무로, 다른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초록에서 헝클어진 머리칼을 다듬고

키가 클수록 휘청거리는 다리

살아가는 일은 휘청거리는 일이라고

타고난 뿌리만큼 어깨를 추스르고

타고난 기운만큼 얽어서 견딥니다

 

나무는 다만 숲이 되고 싶습니다

바위나 언덕이나 벼랑이거나

지금 어디로 다리를 뻗을 것인지

담쟁이와 칡넝쿨이 잡아당겨도

함께 살다가 함께 죽자

누구를 내쫓거나 돌려세우지 않습니다

나무는 다만 숲이 되고 싶은 꿈

그 꿈 하나만은 버릴 수가 없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 받음
1966년 [현대문학] 등단
경희문학상, 시문학상, 전라남도 문화상, 광주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오래된 슬픔 하나> 등 13권의 시집과,
<하얀 장미의 아침>등 10권의 수필집 출간
<창작의 아름다움> 등 다수의 문학이론서와 논문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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