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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키우다 / 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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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6회 작성일 16-06-20 10:06

본문

 

눈치를 키우다

 

이정원


눈치는 싱싱한 활, 목구멍에 제 아가미를 종종 걸쳐 놓는다 꼬리지느러미를 내 눈시울에 바짝 기댈 때도 있지 맑고 고독한

일급수를 꿈꾸는데 저 비릿한 눈짓에 홀려 금새 들통날 어떤 징후들도 비늘 속에 적당히 숨길  줄 아는, 눈치를 키운다회쳐

먹고 싶은 날것의 쫀득한 육질, 파들파들 육감이 살아 있다 나는 얼결에 몇 마디 즉흥 연주를 해버리곤 한다그놈이 내 메신

저라고 우겨도 어쩔 수 없지 우리는 언제부턴가 너나들이 없이 산다 공생의 부산물은 치명적 오수(汚水), 그 더러움의 농도

가 역류성 식도염의 자가 진단법! 허나 정말 눈치도 빠르지 폐수 직전 후딱 물갈이 해치울줄 아는, 눈치라는 싱싱한 물고기

와 산다 여리디여린 수초에 갇혀 싱싱해서 너무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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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불교신문〉신춘문예
2005년 《시작》등단
2009년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내 영혼 21그램』『꽃의 복화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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