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빨강과 뱀 / 이병철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과 빨강과 뱀 / 이병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64회 작성일 16-06-22 09:01

본문

 

빨강

 

 이병철

 

입 속에서 몇 번, 계절이 바뀌어

 

네가 늦봄을 내밀 때

나는 꽃잎에 덮인 꿀벌들의 소로와

벼랑 틈 숨은 폭포를 몰래 감춘다

 

우리는 속으로만 스며드는 핏물을 붙잡고

선지덩어리로 굳어지는 중이야

아니, 은밀한 배꼽까지 활짝 열고

진공상태의 죽음을 듣고 있는지도 모르지

 

혀끝의 여름, 혀끝의 겨울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해?

나는 모퉁이들로 우글거리는 마을이 될 거야

불붙은 얼음들이 떠다니는 테트리스도 좋고

 

그건 그렇고, 너는 정말 달다

 

이빨 사이마다 체온계가 꽂혀있어

우리는 이제 전염병 창궐한 격리병동이야

비린내 나는 해동생선이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흉한 점괘야

 

서로가 도망 못 가게 불과 빨강과 뱀으로

묶어도 묶어도 아름다운 음악처럼 풀어져버리고

계절이 바뀌어도 도깨비 뿔 같은 종유석만 밀어 올리는

 

우리는 서로 입 벌린 무덤이 되어

하루 종일 먹고 뱉고 먹고 뱉고

삼키지도 못하면서 죽었다가 부활하는

장난, 목구멍 타들어가는 불장난만 하면서

 

 

377513_784463_1656_99_20160309020232.jpg

1984년 서울 출생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2014시인수첩시 등단

2014작가세계평론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2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6 0 07-13
4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8 0 07-13
4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2 0 07-12
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6 0 07-12
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5 0 07-11
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9 0 07-11
4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8 0 07-08
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3 0 07-08
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2 0 07-07
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5 0 07-07
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2 0 07-06
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1 0 07-06
4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6 0 07-05
4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1 0 07-05
4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8 0 07-04
4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1 0 07-04
4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3 0 07-01
4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1 0 07-01
4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9 0 06-29
4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3 0 06-29
4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0 0 06-28
4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9 0 06-28
4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5 0 06-27
4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9 0 06-27
4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2 0 06-24
4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9 1 06-24
4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6 0 06-23
4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4 0 06-23
4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7 0 06-2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5 0 06-22
4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1 0 06-20
4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8 0 06-20
4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2 0 06-17
4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7 0 06-17
4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0 0 06-16
4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0 0 06-16
4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6-15
4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9 0 06-13
4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3 0 06-13
4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06-10
4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6 0 06-10
4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3 0 06-09
4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1 0 06-09
4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6 0 06-08
4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6-08
4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7 0 06-07
4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9 0 06-07
4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9 0 06-03
4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5 0 06-03
4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2 0 06-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