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질의 사이학 / 고영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딸꾹질의 사이학 / 고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20회 작성일 15-07-28 09:40

본문

꾹질의 사이학

 

 고 영

 

서울에서 방 한 칸의 위대함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월세 계약서를 앞에 놓고 주인은 거듭 다짐을 받는다

너무 시끄럽게 하면…… 딸꾹! 전기세는…… 딸꾹!

사나운 사냥개 어르고 달래듯

물 한 컵 단숨에 들이마시고 또 딸꾹!

숨을 한껏 빨아들인 주인의 입이 잠시 침묵하는 사이

불룩해진 아랫배가 딸꾹, 유세를 떤다

근엄한 입에서 딸꾹질이 한번 포효를 할 때마다

달동네 방 한 칸이 자꾸 산으로 올라간다

딸꾹질이 맹위를 떨칠수록 주인의 다짐도 조금씩 수위를 높여간다

서둘러 도장을 찍고 싶은 마음이

딸꾹질의 훈시에 맞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서울 쓰고 딸꾹! 서대문구 쓰고 딸꾹! 번지 쓰고 딸꾹!

사내가 주인인지 딸꾹질이 주인인지

계약서 한 장 작성하는 데 한 시간이 딸꾹,

여차하면 어렵게 찍은 도장마저 딸꾹질이 업어 갈 판인데 또 딸꾹,

딸꾹질의 폭력 앞에서 나만 점점 왜소해진다

아직 주지시키지 못한 다짐이라도 남아 있는 듯

딸꾹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인은 천천히 계약서를 훑어보고 있다

보증금을 건네는 손이 나도 모르게 딸꾹질을 한다

 


goy.jpg

  

 

 1966년 경기도 안양 출생
2003년 《현대시》신인상 등단
2004, 2008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기금 받음
시집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딸꾹질의 사이학』
현재 《시인동네》 발행인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56 2 07-19
31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7 04-02
31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5 12-16
3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8 4 07-09
31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4 01-29
31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4 04-16
31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7 4 10-03
3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1 3 07-17
31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3 02-14
31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3 03-12
31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3 04-26
31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9 3 12-08
31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3 02-11
31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3 02-11
31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3 02-11
31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7 3 06-15
31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3 01-18
31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9 3 12-06
31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2 3 12-14
31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7 3 12-20
31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3 03-11
31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3 03-13
3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4 2 07-07
3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9 2 07-13
3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2 2 07-15
3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8 2 07-16
3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3 2 07-17
3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6 2 07-21
3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6 2 07-22
3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0 2 07-22
3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7 2 07-23
3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5 2 07-23
3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8 2 07-24
3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3 2 07-24
3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5 2 07-27
3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9 2 07-27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1 2 07-28
3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0 2 07-29
3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1 2 08-04
3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5 2 08-07
3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7 2 08-13
31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80 2 08-17
31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5 2 08-25
31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6 2 08-25
31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8 2 09-08
31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9 2 09-11
31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1 2 09-15
31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9 2 09-18
31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3 2 09-21
31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2 02-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