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존재 / 김행숙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유리의 존재 / 김행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89회 작성일 16-07-04 11:27

본문

 

유리의 존재

 

 김행숙

 

   유리창에 손바닥을 대고 통과할 수 없는 것을 만지면서…… 비로소 나는 꿈을 깰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벽이란 유리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넘어지면 깨졌던 것이다. 그래서 너를 안으면 피가 났던 것이다.

 

   유리창에서 손바닥을 떼면서…… 생각했다. 만질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검은 눈동자처럼 맑게 바라본다는 것. 그것은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보는 것과 같지 않았을까. 유리는 어떤 경우에도 표정을 짓지 않는다. 유리에 남은 손자국은 유리의 것이 아니다.

 

   유리에 남은 흐릿한 입김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제발 내게 돌을 던져 줘. 안 그러면 내가 돌을 던지고 말 거야. 나는 곧, 곧,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야 말 것 같다. 오늘에야 비로소 나는 죽음처럼 항상 껴입고 있는 유리의 존재를 느낀 것이다.

 

   믿을 수 없이, 유리를 통과하여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창밖에 네가 서 있었다. 그러나 네가 햇빛처럼 비치면 언제나 창밖에 내가 서 있는 것이다.

 

 

 kimhs.jpg

 

1970년 서울 출생
고려대 국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9년 《현대문학》등단
시집 『 사춘기』』『이별의 능력』『타인의 의미』『에코의 초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2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9 0 07-13
4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9 0 07-13
4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7-12
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7 0 07-12
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7 0 07-11
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0 0 07-11
4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9 0 07-08
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4 0 07-08
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4 0 07-07
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7 0 07-07
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3 0 07-06
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3 0 07-06
4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8 0 07-05
4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1 0 07-0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0 0 07-04
4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2 0 07-04
4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5 0 07-01
4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2 0 07-01
4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1 0 06-29
4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6 0 06-29
4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2 0 06-28
4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1 0 06-28
4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7 0 06-27
4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1 0 06-27
4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5 0 06-24
4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1 06-24
4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7 0 06-23
4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6 0 06-23
4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9 0 06-22
4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5 0 06-22
4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1 0 06-20
4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8 0 06-20
4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3 0 06-17
4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7 0 06-17
4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0 0 06-16
4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1 0 06-16
4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6-15
4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9 0 06-13
4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3 0 06-13
4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4 0 06-10
4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7 0 06-10
4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3 0 06-09
4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2 0 06-09
4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8 0 06-08
4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4 0 06-08
4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7 0 06-07
4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0 0 06-07
4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0 0 06-03
4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6 0 06-03
4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2 0 06-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