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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눈 / 박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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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83회 작성일 16-07-07 09:38

본문

 

티눈

 

  박일만

 

 

균형을 거부하며 수평을 포기한다

중심을 찾아 헤매던 세포가

내 발바닥에 와서

생을 통째로 뒤뚱거리게 한다

백발이 물드는 나이 탓도 있겠으나

아직 둘러보아야할 산천이 많은데

느닷없이 찾아와 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댄다

가던 길이 자꾸 휘청거릴 때

가랑이 사이로 바람도 많이 드나든다

딛을 때마다 바닥에 온통 통증을 깔면서

서둘지 말라고

아래를 보고 살라고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걸음걸음마다 뼛속 깊이 송곳을 박으며

한 쪽 발이 수상하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나이 어린 애인처럼

기세가 완곡하다

작은 알맹이 하나에도 몸을 절뚝여야하는

나의 생을 향해 쉬어가라고

자꾸만 오는 길 가는 길을 붙든다

 

 

 

전북 장수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詩) 수료
2005 「현대시」등단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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