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화면 새로 깔기 / 이진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36회 작성일 16-07-19 09:50본문
바탕화면 새로 깔기
이진환
젖혀보는 목덜미에서 소리가 났다
싹을 틔우려고
건네고 건네던 말의 씨알봉지, 꽉 물고 있는 어금니가
습관처럼 익숙해지는
턱받이 없이도 덜컹거릴 나이다
고음으로 치닫는 호흡을 빗질하며 지루한 날을 견디는 건
무릎 세워 누운 자세가
두 엄지발가락이 토닥이는 잠결에 찾아갈 이름을 지워서다
한입 청국장 맛을 떨구는 발끝 아래가
냄새보다 짜한 하루다
이런 날의 보리밭엔 뒤집다 엎어지는 바람만의 유난스런 자세가 제격일 터
말발굽 소리도
진격나팔소리도 지나간, 조용한 화단에 뽀얀 먼지의 낌새는
봄이다 하니 봄이 되는 심리전이다
그림자놀이가 한창이던 한 철의 하늘이 지나는 햇살 위로
불법주차하고 있던 유모차가
제한속도 미만으로 시간의 흐름을 방해한다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국민일보> 신앙시 공모전 대상 수상
2016년 《다시올문학》 등단
동인시집 『고양이 골목』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