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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으로 기우는 날들 / 박홍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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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78회 작성일 16-07-21 09:34

본문

 

왼편으로 기우는 날들

 

박홍점​

뿌리만 남은 그곳에 자꾸 혀가 간다

정신없이 달콤함을 빨다가 그만

처음엔 깨진 달콤함의 조각인줄로 알고

 

입 크게 벌려도 빛 들지 않는

왼편

그곳에 있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치아들이 균형을 잃는다

자꾸만 혀끝이 씹힌다

 

반대편 어금니는 몇 배 노역을 감당하고

모든 육체는 노역의 산물이다

부러진 치아가 제가 키운 살점에 상처를 낸다

삼킨 것들이 소화되지 않는다

 

순간 순간 빈 자리로 혀는 길어지고

함께 있어도 문득 혼자가 된다

통로의 바람 온통 다 맞고 있다

사라진 기둥이 시간을 넙죽넙죽 받아먹는다

 

 

1961년 전남 보성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1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차가운 식사『피스타치오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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