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미 통신 0 / 최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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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86회 작성일 16-07-25 10:19본문
매티미 통신 0
최 동 문
우주의 골방에서 돌복숭아 잎이
뼈를 맞대고 마른 내를 둥글게 퍼트렸다.
의자는 과수원에 앉아 경도와 위도를 만들었다.
의자 밑에는 천년 묵은 카펫이 누워
비닐용, 소각용 두 개의 휴지통을 품고 있다.
전신 거울이 긴 볼을 닦고
내년 달력의 빨간 날을 비춘다.
명이나물 밭이 가물어
산 아래 검은 흙을 채로 쳐서 손수레에 싣고
마른 명이나물 밭에 네 번씩 뿌리고 호미로 고른다.
뿌리 부실한 부추 밭에도 두 번씩 뿌리고 손으로 고른다.
여기서 난 흙이 저기로 이사하는 순간,
힘을 옮긴다.
목숨을 옮긴다.
작고 빈 화분 마흔 두 개에 옮긴 흙을 넣기 전에
잔 자갈을 넣는다. 흙을 넣는다. 초록을 심는다.
뿌리를 심는다. 물을 준다.
호흡을 옮긴다. 숨을 옮긴다.
수혈이다.
그 위로
어디에도 있고 누구에게도 오는
전체가 하나인 목 터진 소리,
가가 나나 다다, 비가 내린다.
1996년《현대시》등단
가톨릭신학대학 신학공부
동국대학과 대학원에서 수학
국어국문학. 국어교육학. 문예창작 전공
시집 『 즐거운 거지』『아름다운 사람 』『유리동물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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