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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뼉의 동행 / 김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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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47회 작성일 16-07-28 09:19

본문

 

손뼉의 동행

 
김부회

 


아이의 세상에는

여든여덟 개의 계단만 있었다

늦은 밤의 손가락이 희고 검은 계단을

올라갈 때면 여지없이 울리는

아래층 인터폰

“죄송합니다.”

여러 차례 오디션에 탈락한 애벌레가

숨어들어간 방에서 쿵쿵

애꿎은 계단이 얻어맞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날

새벽을 펄펄 끓인 어미의 해장국을

두어 숟갈 뜨다마는 그에게

“피아노는 손가락으로 치는 거야”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하얗게 머리 센 자폐아들이

그만큼 늙은 필하모닉 지휘자와 협연을 한다

주름투성이가 된 손이

낮은 음정의 박수를 친다, 어머니

그 긴긴 동행의 하모니

커튼콜이 울리고, 무대 아래

한 일이라곤

곁에서 손뼉만 치고 있었다며 손사래 치는

평생 청중의 짓물러 진 눈

속, 한 방울

말갛다

 

 

 

2011<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15모던포엠평론부문 당선

시집 시답지 않은 소리

2015년 중봉문학상 대상 수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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