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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것들 / 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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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62회 작성일 16-08-22 08:40

본문

 

갯것들

 

고경숙

 
  음력 4월,

  물이 가장 멀리 빠지는 사리 무렵이 되면 마을의 어린 계집애들아,

  해당화 가시 같은 조새 들고 통통 살 오른 굴 박힌 바위를 쪼거라

 

  있네 없네 말 많은 난파선의 밑창에선 바람을 움켜쥔 억겁의 몸짓 또한 흙이 되었을

시간,

 

  그것마저 잠을 깨워라

 

  시답잖은 숨구멍으로 연명하던 저것들, 아우성으로

 

  누구는 밥을 먹고

  누구는 목숨을 묻었다

 

  달 차고 기우는 줄 모르고 멍텅구리배처럼 눈만 껌벅이며 살다가 멀리 바다 나앉으면

개흙에 얼굴 묻고 펑펑 울었다 허무맹랑하게 바닷물이 빠지고 계집애들 되바라진 허연

허벅지로 거침없이 굴 밭을 뛰어다니면, 피멍이 들도록 갯바닥을 뒤지고 먼 수평선 퉁

퉁배 하나 눈동자 너머로 넘긴다

 

  굴 따면서 그저 하루를 보내거라

 

  바라보고 싶을 때 거기 없을지도 모르는 바다는

  음력 4월,

 

  계집애들 몸에도 허옇게 물이 빠지고 굴 껍데기 탕진한 천지사방에 모두가 떠나고 없는

시절이 오면 쩍쩍 갈라지는 내 심장 한 복판은 파란만장한 피란길이 될 테니

 

  우리는 모두 흠뻑 뻘을 뒤집어쓴 갯것들,

  엎어져 다시 억겁을 기다려야 하는 난파선이 될 지도 모르느니,

 

 

 

 

1961년 서울 출생  
2001년 계간 《시현실 》등단  
1999년 제 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  
2000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2012희망대상(문화예술부문)수상.
시집 『 모텔 캘리포니아』『 달의 뒷편』
『혈穴을 짚다』『유렁이 사랑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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