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것들 / 고경숙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갯것들 / 고경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6회 작성일 16-08-22 08:40

본문

 

갯것들

 

고경숙

 
  음력 4월,

  물이 가장 멀리 빠지는 사리 무렵이 되면 마을의 어린 계집애들아,

  해당화 가시 같은 조새 들고 통통 살 오른 굴 박힌 바위를 쪼거라

 

  있네 없네 말 많은 난파선의 밑창에선 바람을 움켜쥔 억겁의 몸짓 또한 흙이 되었을

시간,

 

  그것마저 잠을 깨워라

 

  시답잖은 숨구멍으로 연명하던 저것들, 아우성으로

 

  누구는 밥을 먹고

  누구는 목숨을 묻었다

 

  달 차고 기우는 줄 모르고 멍텅구리배처럼 눈만 껌벅이며 살다가 멀리 바다 나앉으면

개흙에 얼굴 묻고 펑펑 울었다 허무맹랑하게 바닷물이 빠지고 계집애들 되바라진 허연

허벅지로 거침없이 굴 밭을 뛰어다니면, 피멍이 들도록 갯바닥을 뒤지고 먼 수평선 퉁

퉁배 하나 눈동자 너머로 넘긴다

 

  굴 따면서 그저 하루를 보내거라

 

  바라보고 싶을 때 거기 없을지도 모르는 바다는

  음력 4월,

 

  계집애들 몸에도 허옇게 물이 빠지고 굴 껍데기 탕진한 천지사방에 모두가 떠나고 없는

시절이 오면 쩍쩍 갈라지는 내 심장 한 복판은 파란만장한 피란길이 될 테니

 

  우리는 모두 흠뻑 뻘을 뒤집어쓴 갯것들,

  엎어져 다시 억겁을 기다려야 하는 난파선이 될 지도 모르느니,

 

 

 

 

1961년 서울 출생  
2001년 계간 《시현실 》등단  
1999년 제 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  
2000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2012희망대상(문화예술부문)수상.
시집 『 모텔 캘리포니아』『 달의 뒷편』
『혈穴을 짚다』『유렁이 사랑한 저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5건 2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5 0 07-25
1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0 06-25
19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3 0 07-25
19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6 0 07-26
19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3 0 07-26
19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0 0 07-28
19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8 0 07-28
19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8 0 07-29
1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8 0 07-29
1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1 0 08-01
1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3 0 08-01
1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5 0 08-02
1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3 0 08-02
1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9 0 08-03
1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4 0 04-07
1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4 0 08-04
19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2 0 08-04
1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6 0 08-05
1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6 0 08-10
1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7 0 08-10
1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4 0 08-11
1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0 0 08-11
19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0 0 08-12
1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8 0 08-12
19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1 0 08-16
19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4 0 07-18
19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0 0 08-16
1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3 0 08-18
19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5 0 08-18
1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3 0 08-19
19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4 0 08-19
1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3 0 08-2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7 0 08-22
19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6 0 08-23
19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6 0 08-23
19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0 0 01-03
18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9 0 08-24
18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7 0 08-25
18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8-25
18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0 0 08-26
18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6 0 08-26
18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9 0 08-29
18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2 0 08-29
18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5 0 08-30
18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8 0 08-30
18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1 0 09-02
18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6 0 09-02
18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4 0 09-05
18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0 0 09-05
18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8 0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