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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2 / 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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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89회 작성일 16-08-26 09:23

본문

삼대2

 

정끝별

 

 

사춘기 육남매들 말썽 피울 적이면 엄마는 말했다

 

열 살까지는 부모 책임

스무 살까지는 반반 책임

스무 살 넘어서는 다 니들 책임이라고

 

책임을 다해 살았다

 

고 믿는 나도 그때의 엄마가 되어 사춘기 딸에게 말했다

 

열 살까지는 내 책임

스무 살까지는 반반 책임

스무 살 넘으면 네 책임이라고

 

스무 살 스무 살까지만 하고 엄마처럼 살았다

 

보청기를 달고 전화로도 기차화통이신

여든다섯의 엄마는 여태껏 책임을 초과해

쉰셋의 늙은 딸 아침을 알람 중이시다 일어났냐

목소리가 왜 그러냐 아프냐 고단하냐 귀찮다고

끼니 거르지 말고 따순 아침밥 먹고 나간 자식들

안 삐뚤어진다 파김치 시어진다 다녀가라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아야 한다

 

두 딸이 스무 살 스무 살만 되면 나는 누구도 희망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조차도

 

 

1964년 전남 나주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흰 책』『삼천갑자 복사빛』『와락』『은는이가』
시론평론집 『패러디 시학』『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오룩의 노래』
여행산문집『여운』『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
시선 평론집『시가 말을 걸어요』등
소월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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