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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와 딱새 / 손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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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70회 작성일 16-08-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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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와 딱새

 

  손성태

 


딱새 한 마리 간신히 가시나무에 내려앉는다

매발톱, 할딱거림 위로 서늘히 스쳐가고

뚝, 그친 초록의 이파리

햇빛에 찔린 가슴이 터질 듯 따갑다

  

하늘은 파랗고, 매 매 보라매가 맴돌고 있다

쓰르라미 울음소리가 이파리를 흔들자

빛들이 산란하며 가시 끝에 반짝이고

허기진 울음을 콕콕 찌른다

  

가슴이 붉은, 딱새의 눈꺼풀에

보라매가 검게 감기고

햇빛도 반쯤 꺾기고

산비탈의 초록도 누렇게 피어오른다

  

틈새로 불어오는 바람

설핏, 헝클어진 깃털을 매만지고

두리번거리기도 귀찮아졌는가, 모처럼

가지를 움켜쥔 양발만이

가시와 함께

시퍼렇게 깨어있다

  

나무벌레를 파먹던 쓰르라미를 쪼아 먹던 부리

몸을 찢는 핏빛 소리에 소스라쳐

덜컥, 고개를 들어 보는데

가시에 찔려 누렇게 바래지는 산기슭

흐려져 가는 햇무리에

스르르 눈을 감는 가슴이 붉은, 딱새

가시나무가 안고 있다


 

 

 

1956년 경북 의성 출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2013년 제 16회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 금상(국무총리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마을운영위원회 회장
시마을 숲동인
시집『 물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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