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속의 허공 / 채필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공 속의 허공 / 채필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4회 작성일 16-09-05 10:42

본문

 

공 속의 허공


채필녀


공이 대문 한쪽에 놓여 있다
저 공, 운동장 한구석에서 주워왔다
그 한구석도 어딘가에서 굴러왔을 것이다
또 어딘가에서 또 어딘가에서 왔을 것이다
무심하게 놓여진 공은 또 어딘가로
가고 있을 것이다

공은 한 번도 스스로 굴러본 적이 없다
우주가 돌아가는 대로 몸을 맡길 뿐이다
엄마의 큰 보폭에 아이가 종종종 발짝을 맞추듯
커다란 톱니에 작은 톱니가 맞물리듯이
둥그런 우주를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지구와 공이 겨우 이마를 맞대거나
손가락 하나 걸고 있는 듯 아슬아슬하다
어쩌면 공은 새처럼 나무처럼 살고 싶어
빈 가죽부대로 버려지고 싶은지도 모른다
팽팽한 긴장에서 벗어나고 싶은지도 모른다

공의 상처를 본다
제 몸을 터질 듯 솟구쳐 승리에 도취하기도 했던,
함정에 빠져 패배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공의 내면이 궁금하다
공기가, 공의 몸이 될 수 있을까
살이 되고 세포가 될 수 있을까
공의 몸이 허공으로 풀어지고 있다
공의 중심이 허공의 중심을 채우고 있다
붉은 살이 서쪽 능선을 넘고 있다
공이 제 몸인 허공을 보고 있다
허공은 언젠가 공의 몸이 되어
굴러가고 또 굴러올 것이다


 

 

경기도 안성 출생
안성산업대학교 졸업
1998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나는 다른 종을 잉태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2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6 0 07-25
19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0 06-25
19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4 0 07-25
19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7 0 07-26
19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4 0 07-26
19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1 0 07-28
19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9 0 07-28
19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0 07-29
19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9 0 07-29
19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2 0 08-01
19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4 0 08-01
1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6 0 08-02
1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5 0 08-02
1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1 0 08-03
1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4 0 04-07
1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5 0 08-04
1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3 0 08-04
1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8 0 08-05
1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8 0 08-10
19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9 0 08-10
1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6 0 08-11
1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2 0 08-11
1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1 0 08-12
1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9 0 08-12
1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3 0 08-16
19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4 0 07-18
1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2 0 08-16
19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4 0 08-18
19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6 0 08-18
19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5 0 08-19
1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6 0 08-19
19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5 0 08-22
1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8 0 08-22
19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8 0 08-23
1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7 0 08-23
19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1 0 01-03
19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1 0 08-24
19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0 0 08-25
19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4 0 08-25
18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2 0 08-26
18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7 0 08-26
18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1 0 08-29
18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6 0 08-29
18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6 0 08-30
18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0 0 08-30
18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3 0 09-02
18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7 0 09-0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5 0 09-05
18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2 0 09-05
18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8 0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