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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정이 / 장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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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2회 작성일 16-09-08 10:15

본문

 

삭정이

 

장옥근

 


죽어간다는 것은
단지 살아있음의 부재 또는 기억을 잃어가거나
살아있는 순간의 숨결이 잊힌다는 것일까
물가의 나무는 밤새 흐르는 물소리를 몸에 새기려
그 흐름이 머리끝에서 발끝으로 뱅뱅 돌 때까지 귀를 기울이거나
어둠 속 심연으로 끝도 없이 침잠해 들어가고야
육체의 한 부분을 아무렇지 않고 내동댕이치는 말라비틀어진
팔이나 다리 한쪽 혹은 이파
남은 목숨을 보전하기 위한 외면, 애써 아무렇지 않아 한다


지금 나의 삭정이는 오른쪽 송곳니
제구실을 못한지 몇 년째 빨갛게 부풀어 올라
흔들릴 때마다 잇몸을 먹어버리는 뿌리도 없는
송곳니를 고집스럽게 뽑아내지 못한 것은
단지 내 몸 일부에 대한 집착일 것
버려야 할 것도 버릴 것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의 습성이
다른 성한 이빨들까지도 상하게 하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에서
삭정이가 된 것들이 죽어가는 것들이
피돌기를 막아서고 있는 것처럼
죽어간다는 것을 매 순간 간과하는 누군가의 삭정이는 아닌지
버려지지 못하는 삭정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름이 돋는데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처럼
나무가 나무이기를 죽어서도 포기하지 않는 삭정이에게로
호박 넝쿨이 힘차게 손을 뻗어왔다

 



전남 구례출생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13년 계간《시와경계》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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