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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게임 / 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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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0회 작성일 16-09-27 09:45

본문

 

옆집 게임
 

 

강윤미

 

 

 아이가 문을 두드린다

 

 문의 크기만 한 햇살이 등 떠밀려 들어오지만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라는 의식이 자물쇠를 잠그자 
 우유투입구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피카츄 인형

 

 나는 인형만 받아들 뿐
 벨을 눌러도
 문을 두드려도
 숨죽인다
 없는 척한다

 

 한때 이곳에 산 적 있는 아이와
 내가 없던 시간은 이사 가지 못했다

 

 문의 심금

 

 죽은 자의 가슴을 두드려 본 사람은 안다
 잠은 오지 않고 
 노크의 역사에 대해 생각하는 밤
 자리를 잡지 못한 소리마다 먼지가 쌓인다

 

 아이를 혼내는 엄마의 목소리는
 내 귓바퀴에서 미끄러진다
 잠자코 있으면 계속되는 게임
 아이가 아이이기를 포기할 때까지
 입술을 꾹 깨물고 있는
 옆집 게임

 


kym.jpg
 

1980년 제주 출생
원광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재학중
200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7년 광주일보 문학상 수상.
201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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