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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의 시간 / 이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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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1회 작성일 16-09-29 10:05

본문

 

액체의 시간

 

이향지 

 


모서리를 만난 시간이 흘러내린다

 
기다란 나무 주걱으로 고추장을 젓고 있는 여자

젓다가 묽어서 고춧가루를 더 넣고

젓다가 뻑뻑해져서 엿기름물을 더 붓고

젓다가 묽어져서 고춧가루를 더 넣고……

고추장은 저을 수 없이 불어나 버렸다

 
모서리를 만난 시간이 흘러내린다

 
항아리 아가리는 좁은데 주걱 혀는 넓어서

고추장은 항아리 밖으로 더 많이 흘러내린다

끈적끈적한 고추장을 맨손으로 걷어 넣으며 여자는

온몸을 풀어서 고추장이 된다

 
고추장 항아리 속에서 올려다보면

좁고 둥그런 하늘

모서리에 걸려서 캑캑거리는 달

눈 매워 손 매워 훌쩍거리다 보면 자정


모서리를 만난 시간이 흘러내린다

 
뒷마당 모서리에 질긴 빨랫줄

빨랫줄에 허리 꺾여 물 흘리는 스커트

달링달링 빨랫줄을 바닥으로 내려 주세요

젖은 팔을 휘저으며 함께 우는 스웨터

 
정오와 자정은 같은 숫자를 쓰지만

의자 때문에 다투는 일은 없었다

 


 

 

1942년 경남 통영 출생
1967년 부산대 졸업
19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2003년 제4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
시집으로 『 괄호 속의 귀뚜라미』『구절리 바람소리 』
              『내 눈앞의 전선 』『山詩集  』『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편저『윤극영전집 1,2권 』산악관련 저서로 『금강산은 부른다 』
               산행에세이『산아, 산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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