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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리 / 김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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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2회 작성일 16-10-05 10:01

본문

 

꽈리

 

김진완

 


그 처녀 꽈리 불다 서울 왔네

앞뒤 꽉 막힌 허풍선이 따라 왔네

꽈리 없는 변두리서 배를 곯았네

머릿속에 꽈리 하나 키웠네


꽈리 터지자 그 여자 죽었네.

죽어,

꽈리 속 빈 울음 안으로 들어갔네

 

꽈리, 입안에 궁굴려보면 우습지

우습게 죽고 만 그 여자 언제부터

머릿속에 붉은 꽈리 숨겨뒀을까

 

짓누르면 터지는 울음

꽈리 불며 저세상 갔을까

꽈리 입에 넣고 이승

한번 돌아보기나 했을까

 

술 취해 졸다 내린 진접면

비닐하우스 옆구리에 피어있는

붉은 눈 꽈리,

나만 보고 있었네

꽈리 지천인 생시가 도무지 안 믿기어

입에 넣고 입천장으로 누르면

벅- 벅- 터지는 울음 소용돌이

 

어머니,

생전에 못다 울어낸 속울음

마저 터트려 달라고

울먹울먹 꽈리 심어놓았나


 

 



경남 진주 출생
1993년《창작과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
동화 『아버지의 국밥』, 『마법우산과 소년』, 『첫사랑 나무』,
『난 외계인이야』, 『박치기 여왕 곱분이』
시집 『기찬 딸』『모른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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