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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책 / 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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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82회 작성일 15-08-05 09:09

본문

모래의

 

강미정

 

 

그 중 한 페이지를 넘기면

당신이 나를 업고 모래사장을 걸어간다

한 발 두 발 푹푹 발이 빠진다

이렇게 발 푹푹 빠지는 웅덩이 같은 시간을

이렇게 무겁게 휜 등짐 같은 계절을 업고

당신이 간다

푹푹 파인 무수한 발자국 위에

뚜렷하게 당신 발자국을 겹치며 간다

모래가 덮이는 발자국

떨림이 되어 스미는 발자국

내 등에 업힌 너의 무게는

깃털이 되어 가볍게 날아가는 무게지

두 발 푹푹 무겁게 빠지는 모래의 무게지

반은 날숨으로 반은 울음으로

가늘게 울리던 당신 목소리가

당신 등을 타고 내 가슴으로 전해진다

내가 당신에게 막막한 무거움일 줄을

당신을 업어보지 않고 어찌 알았겠는가

아득히 멀던 당신의 무게도

당신이 나를 업었던 한 페이지에 남아

점점 가벼워졌을까

나를 업은 당신만이 푹푹 두 발 빠지며

모래사장을 걸어간다

 

 * 모래의 책 : 보르헤스—그 어떤 페이지도 첫 페이지가 될 수 없고 어떤 페이지도 마지막 페이지가 될 수 없다.

 

 


 

kangmijung-150.jpg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등단
시집으로 『타오르는 생』 『물 속 마을 』
『그 사이에 대해서 생각할 때』 『상처가 스민다는 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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