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책 / 강미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모래의 책 / 강미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81회 작성일 15-08-05 09:09

본문

모래의

 

강미정

 

 

그 중 한 페이지를 넘기면

당신이 나를 업고 모래사장을 걸어간다

한 발 두 발 푹푹 발이 빠진다

이렇게 발 푹푹 빠지는 웅덩이 같은 시간을

이렇게 무겁게 휜 등짐 같은 계절을 업고

당신이 간다

푹푹 파인 무수한 발자국 위에

뚜렷하게 당신 발자국을 겹치며 간다

모래가 덮이는 발자국

떨림이 되어 스미는 발자국

내 등에 업힌 너의 무게는

깃털이 되어 가볍게 날아가는 무게지

두 발 푹푹 무겁게 빠지는 모래의 무게지

반은 날숨으로 반은 울음으로

가늘게 울리던 당신 목소리가

당신 등을 타고 내 가슴으로 전해진다

내가 당신에게 막막한 무거움일 줄을

당신을 업어보지 않고 어찌 알았겠는가

아득히 멀던 당신의 무게도

당신이 나를 업었던 한 페이지에 남아

점점 가벼워졌을까

나를 업은 당신만이 푹푹 두 발 빠지며

모래사장을 걸어간다

 

 * 모래의 책 : 보르헤스—그 어떤 페이지도 첫 페이지가 될 수 없고 어떤 페이지도 마지막 페이지가 될 수 없다.

 

 


 

kangmijung-150.jpg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등단
시집으로 『타오르는 생』 『물 속 마을 』
『그 사이에 대해서 생각할 때』 『상처가 스민다는 것』 등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8 2 01-23
30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2 02-07
30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2 03-11
30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2 03-27
30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2 04-02
30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2 04-02
30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2 04-05
30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2 04-05
30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2 04-05
30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2 04-22
30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2 04-30
30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2 05-02
30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2 05-02
30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9 1 07-09
30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52 1 07-07
30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5 1 07-10
30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8 1 07-10
30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6 1 07-13
30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8 1 07-14
30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7 1 07-14
30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8 1 07-15
30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1 1 07-16
30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0 1 07-20
30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5 1 07-20
30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9 1 07-21
30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4 1 07-28
30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1 1 07-29
30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2 1 07-30
30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3 1 07-30
29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6 1 07-31
29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0 1 08-03
29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8 1 08-03
29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3 1 08-04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2 1 08-05
29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4 1 08-05
29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7 1 08-06
29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1 1 08-06
29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0 1 08-07
29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9 1 08-10
29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2 1 08-10
29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0 1 08-11
29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9 1 08-11
29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1 1 08-12
29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4 1 08-12
29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0 1 08-17
29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5 1 08-18
29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0 1 08-18
29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6 1 08-19
29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6 1 08-19
29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1 1 08-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